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4월의 시 +/박목월

by 물망초원 2013. 4. 19.

+ 4월의 시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시인, 1916-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