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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법정스님

by 물망초원 2021. 10. 17.
친구여/법정스님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 소리 헐뜬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편일랑 하지을 마소 알고도 모르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척 어수룩하소
그렇게 사는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수 없는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친구여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은 날까지 꼭잡아야
하오 옛 친구들 만나거든 술한잔씩 사주고
불쌍한 사람보면 베풀어주고 손주보면 용돈
한푼 줄 돈있어야 늙으막에 내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이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다 잊고 잘난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해 그런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 이로 살으시구려
멍청하면 아프면 인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오래오래 한세상 살으시구려
-법정스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