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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 /김소월

by 물망초원 2011. 12. 4.

초혼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려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건 채로 이 자리에  돌이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사랑하는 그사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