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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이육사

by 물망초원 2021. 6. 27.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으로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 /이육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