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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이해인

by 물망초원 2012. 2. 26.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이해인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 하고 단정 해도

까다 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보이는

한채의 빈집

어느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히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