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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이해인

by 물망초원 2020. 11. 8.

어머니의 손/이해인

 

늦가을 갈잎 타는 내음의

마른 손바닥

 

어머니의 손으로

강이 흐르네

단풍잎 떠내리는

 

내 어릴 적 황홀한 꿈

어머니를 못닳은 나의 세월

 

연민으로 쓰다듬는 따뜻한 손길

어머니의 손은 어머니의 이력서

 

읽을 수록 길어지네

오래된 기도서의

 

낡은 책상처럼 고단한 손

시들지 않은 국화 향기 밴

어머니의 여원 손

-이해인시집 (내혼에 불을 놓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