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갈목에서 /이해인
하햔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룬른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서 온몸이 가려운 매화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 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거벼운 벌거움과 긴 꼬리리에도 봄은 움직이고 있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멍울이 터지는 봄 봄은 거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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