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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서곡/노천명

by 물망초원 2018. 3. 24.

봄의 서곡/노천명

 

누가 오는데 이처럼 부산 스러운가요

목수는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가로수들은 초록 빛

새옷들을 받아 들었습니다

 

선량한 친구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집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더 야단 입니까

 

나는 포도 에서 현기증이 납니다

삼월의 햇볕 아래 모든 이지러졌

던 것들이 솟아오릅니다

 

보리는 그윤나는 머리를 풀어 헤쳤습니다

바람이 마음대로 붙잡고 속삭 입니다

 

어디서 종다리 한 놈 푸루루 떠오르지 않나요

꺼어먼 살구 남기에 곧 올연한 분홍 베일이

씌워질까 봅니다

 

-한국 대표 명시선 100노천명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