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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얼굴/한용운

by 물망초원 2023. 7. 8.

님의 얼굴/한용운

 

님의 얼굴 어여쁘다고 하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

어여쁘다는 말은 인간 사람의 대한 말이요

남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쁜 까닭입니다

 

자연은 어찌하여 그렇게 어여쁜 님을 인간으로 보냈는지

아무리 생각하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자연의 가운데에는 님의 짝이 될만한 무엇이 없는까닭입니다

 

님의 입술 같은 연꽃이 어디 있어요

님의 살빛 같은 백옥이 어디 있어요

봄 호수에서 남의 눈결 같은 잔물결을 보았습니다

아침볕에서 님의 미소 같은 방향을 들었습니까

천국의 음악은 님의 노래에 반향입니다

-님의 얼굴/한용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