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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육사

by 물망초원 2013. 3. 9.

꽃/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끝나고

비 한방울 내리 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강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없는 날이여

북쪽 쏜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먕아리가 움작거려

제비때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북판 용솟음치는곳

바람결에 따라 타오르는 꽃성에는

나비 처럼 취하는 회상 의 무리들아

오늘 내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