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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김소월

by 물망초원 2012. 6. 19.

길/김소월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까악까악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가오

말 마소 내집도 정주 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