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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릴케

by 물망초원 2011. 10. 20.

가을/릴케

 

주여 때 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을  해시계위에 놓으시고

벌판에  바람을 놓아주소서

 

마지막 괴일들을 결실토록 명하시고

그것들에게 또한 따뜻한 이틀을 주옵소서

그것들을 완성으로 몰아가시어

강한 마지막 포도주에 마지막 감미를 넣으십시오

 

지금 집없는 자는 어떤 집도 짓지 않습니다

지금 외로운  자는 오랫동안 오로이 머무를 것입니다

잠 못 이루어  독서하고 긴편지를 쓸것입니다

그리고  잎이 지면 가로수 길을

불안 스레 이곳저곳 헤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