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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물이라 맘이 물이면/김소월

물망초원 2016. 4. 9. 12:26

흘러가는 물이라 맘이 물이면/김소월

 

옛날에 곱던 그대 나를 향하여

귀여운 그 잘못을 이르렀느냐

 

모두 다 지어 돋은 나의 지금은

그대를 불신 만전 다 잊었노라

 

흘러 가는 물이라 맘이 물이면

당연히 임을 잊고 버렸을러라

 

그러나 그 당시에 나는 얼마나

앉았더 일어섰다 서러워 울었노

 

그 연갑(年甲)의 젊은이 길에 어여도

뜬눈으로 새벽을 잠에 달려도

 

남들이 좋은 운수 가끔 볼 때도

얼없이 오다가다 멈칫 섰어도

 

자네의 차부 없는 북도 빌며

덧없는 삶이라 쓴 세상이라

 

슬퍼도 하였지만 맘이 물이라

저절로 차츰 잊고 말았었노라

-김소월님의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