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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이육사

물망초원 2024. 7. 6. 13:10

청포도/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돗단배가 곱개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이육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