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아름다운 편지

물망초원 2012. 9. 6. 13:42

아름다운 편지

이나무와 저 나무의 사이가 허전한 것처럼

이사람과 저사람의 사이도 여전히 허전합니다

서로에게 닿으려고 애를 쓰지만

그래도 나무에게는

그 틈새를 지우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람이 수시로 눈부신 바느질을 하기도 합니다

당신과 또 다른 당신괴의 틈새는

무엇으로 지우고 있나요

수시로 바람 같은 사랑으로

수시로 새 같은 사랑으로

수시로 햇빛 같은 믿음으로 그렇게

그렇게 틈새의 허전함을 지우고 있나요

그 어떠한 것으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걸

아마 당신도 눈치챘으리라 믿습니다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