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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얼굴/한용운
물망초원
2023. 7. 8. 11:59
님의 얼굴/한용운
님의 얼굴 어여쁘다고 하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
어여쁘다는 말은 인간 사람의 대한 말이요
남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쁜 까닭입니다
자연은 어찌하여 그렇게 어여쁜 님을 인간으로 보냈는지
아무리 생각하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자연의 가운데에는 님의 짝이 될만한 무엇이 없는까닭입니다
님의 입술 같은 연꽃이 어디 있어요
님의 살빛 같은 백옥이 어디 있어요
봄 호수에서 남의 눈결 같은 잔물결을 보았습니다
아침볕에서 님의 미소 같은 방향을 들었습니까
천국의 음악은 님의 노래에 반향입니다
-님의 얼굴/한용운-